지극히 개인적인.../아이들 이야기

당신은 아이에게 어떤 말을 주로 하는가?

러브리치 2021. 1. 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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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으로서, 부모로서 당신은 아이에게 어떤 말들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내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한 적이 있는가? 학교 성적, 말투, 행동거지, 친구 관계, 특기 여부 등.

아니면 내 아이들이 평소 어떤 말을 하고 다니는지 알고는 있는가?

아이의 가능성이나 자존감을 낮추는 말, “어린 네가 뭘 알아?”, “엄마가 해 줄게”, “아빠가 하라는대로 해”, “어른 말을 들어야지, 버릇없이.”, “누구네 집 애는 이렇다는 데 넌... 에휴...” 등

당신이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아이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알고는 있는가? 다른 집 아이들도 다들 그런 말을 들으며 자란다고? 그러니 당신만 잘못한 게 아니라 말하고 싶은가? 그런 말을 듣지 않고 예쁘고 사랑 넘치는 말을 들으며 자라는 아이들도 많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것이다.

 

10살 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다. 차 안에서 잠깐 졸았는데 한 정류장을 더 지나서 내렸다.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니 처음 보는 건물들과 거리들, 나무들이 있었다. ‘잘못 내렸나? 여기 어디야?’ 겁이 났다. 무작정 앞으로만 걸어갔다. 평소보다 일찍 버스에서 내렸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익숙하기보단 더욱 처음 보는 건물들이랑 길이 나왔다. 그래서 반대로 다시 걸었다. 일찍 내린 게 아니라 늦게 내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찌어찌해서 집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엄마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나왔다. 엉엉 울면서 버스에서 잘못 내려서, 이상한 데 내려서, 걸었는데 자꾸 이상한 데가 나오고, 딴 데로 걸으니까, 집에 가는 길이 나와서, 집이 보여서...훌쩍거리며 울고, 엉엉거리며 울고...

울먹거리며 횡설수설 앞뒤가 맞지 않고 알아듣지도 못할 말들을 엄마에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아버지가 “울지 마! 재수 없게! 얼마나 멍청했으면 그깟 걸 몰라서 길을 잃어?!” 한순간에 눈물이 그쳤다. 그 말을 시작으로 “넌 쓸모가 없어” 라는 말을 수시로 들어왔다. 1년에 1번씩만 들었다고 해도 10년이면 10번이다. 정말 1년에 1번만 그런 말을 들었을까? 20년이 넘고 30년이 안 되는 시간동안 들어왔다.

난 안 될 것 같으면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한다. 결론이 ‘안 된다’ 는 쪽이면 시작도 안 한다. 난 완벽하게 시작해야 하고 완벽하게 끝내야 한다.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아니면 쓸모가 없으니까...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왜 생겼겠는가? 아버지가 그러셨다. 처음부터 잘 해야 한다고. 정작 아버지는 처음부터 못 하신다. 시행착오를 겪으신 후에 대충 마무리를 하신다. 왜 나에겐 완벽을 요구하시지?

난 끈기도 없다. 돈이 얼마가 들었든 금방 싫증을 내고(조금만 어렵고 힘들면) 다른 일을 찾는다(포기한다). 결과가 완벽히 마무리 되지 않을 것 같으니 미리 포기한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넌 끝까지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쓸모없게. 남의 집 애들은..”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의 집 애들도 다 그런 말 들으면서 커. 너만 그러는 거 아니야. 그런 걸로 부모를 미워하면 네가 자식이냐!?”

내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한 명도 없었다. 다들 내 부모님이 너무 심한 말을 했다고 하더라. 날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며 날 위로해주던 친구도 있었다. 비참했다.

 

당신이 아이들에게 어떤 말들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 내 말 한마디 때문에 아이가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갖고 살아갈 수 있다. 세뇌가 되어 쓸모없는 인간이 됐을지도 모른다. 아이의 인생을 어디까지 책임져 줄 셈인가?

 

"내 친구 부모님은 이런 비싼 걸 사 줬다고 하던데 나는...", "친구네 집은 한 달에 얼마씩 번다고 계절마다 여행다니고 한다는데 우리 집은...", "누구네 집은 어느 동네에 몇 평짜리 집인데 우리 집은 겨우..."  

 

당신의 아이들이 부모인 당신들에게 저런 말들을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신도 어릴 적 부모님에게 비교를 당했을테니 똑같이 비교를 하고 있는 게 아니겠나?

그 땐 어려서 부모님에게 말대꾸를 못 했겠지. 요즘 아이들은 할 수 있다. 할 말은 하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당신들은 뭐라 답할 것인가? 당신들의 부모님 세대가 했던 것처럼 윽박지를텐가? 

아이들을 비교하지 마라. 아이들도 부모님인 당신들을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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