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이들을 도우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게 아닌 아이들도 있었겠죠?
학교도 안 가고 온라인 강의가 끝나면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갑자기 전화로 수업을 하고 단어를 외워야 하고, 시험까지 치르려니 힘들겠죠...
같은 학년이라도 학습 속도까지 같은 건 아니잖아요.
시간이 3배쯤 더 필요한 아이가 있습니다.
전화로 수업할 때 마지막 시간으로 수업 시간을 잡아요.
아이의 학습 속도에 맞춰서 수업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야 설명을 할 수 있고, 문제 풀이까지 가능하니까요.
초기에는 잘 따라 주었습니다.
그런데 4번쯤 수업하니 거짓말도 하고, 단어 시험도 부담스러운지 역시 거짓말을 하며 사무실에 가지 않더군요.
거짓말인지 어떻게 아느냐고요?
그 아이가 말한 내용을 들으면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걸 어른들은 금방 아는데, 아이들은 어른들을 속였다고 생각하죠?
그게 참 재밌어요.
아이가 핸드폰 만지는 걸 아주 좋아하는데(요즘은 누구나 다 그렇죠?) 카톡 확인은 며칠 째 안 하고 있고요(수업 시간표를 계속 알려주고 있음).
단어 시험을 치르면 맞은 개수를 세는 게 더 빠를 정도로 틀립니다.
공부하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가르쳐주는데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아직 못 찾았어요.
시도는 해 봤는지, 아니면 자기 고집대로 단어를 외우고 있는지 결과가 좋지는 않아요.
단어 발음도 잘못하고 있길래 수업하면서 읽는 방법도 가르쳐 주고 있었는데 말이죠.
다른 아이들보다, 평소보다 수업 시간이 길어지니 힘들었겠죠.
평소에는 제 질문에 대답을 못 하면 다른 아이가 대신 대답할 수도 있는데, 지금처럼 1대 1로 수업하면 온전히 본인 몫이잖아요.
본인 외에는 대답할 사람이 없잖아요. 그것도 힘들고 어려울테고...
이유야 많죠.
아이들을 도우려고 시작했던 일이 역효과만 내고 있으니 미안하게 됐습니다.
어떤 아이는 사춘기로, 어떤 아이는 길어진 수업시간과 단어 암기로 영어 공부를 아예 안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이 들어요.
다음 주부터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나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 아이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개념 아이들이 늘어납니다. (2) | 2021.01.17 |
---|---|
당신은 아이에게 어떤 말을 주로 하는가? (0) | 2021.01.17 |
안타깝습니다 (0) | 2020.09.18 |
코로나가 무섭다 (0) | 2020.09.13 |
왜 나한테 묻지?? (0) | 2020.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