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까지 토요일에도 등교했다.
요즘 아이들은 주말에 학교를 안 다니니 부럽더군.
다 큰 어른이 이제와서 애들이 뭐가 부럽냐며 철없는 소리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 아이들이 부럽다.
아이들은 반대로 어른들을 부러워한다.
이유야 뻔하지. 🙂
공부를 안 해도 되고, 사고 싶은 것 마음껏 사고, 놀고 싶을 때 놀고, 학교 안 가도 되고...
나 역시 그랬다. 빨리 20살이 넘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내 마음대로 시간을 쓰고 싶었다.
중학교 때였나...?
학교에 가장 일찍 도착했다.
혼자 교실에서 보내는 새벽 시간이 좋았다.
혼자서 교실 밖을 보면서 나무도 보고, 새소리도 듣고, 바람 소리도 듣고...멀리 차들이 지나다니고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비가 내리는 것도 보고, 조용히 혼자 그 시간을 즐기는 게 좋았다.
8시가 가까워 오면 한 명 두명 아이들이 교문에 들어서는 것도 보이고...
중학교 때 반 일기를 썼다.
공책 한 권에 같은 조의 아이들 대여섯 명이 매일 일기를 쓰고 그걸 담임 선생님께서 읽으시고 멘트를 남겨 주셨다.
새벽 얘기를 적었더니 이런 멘트가 적혀 있더라.
"나라면 그 새벽 시간을 활용해 책이라도 볼 텐데 그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니 안타깝다"고...
지금의 아이들처럼 어른의 잔소리로 들렸다.
내가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쓰고 있는데 왜 남인 선생님이 참견이지?
내가 새벽 시간에 뭘 하든 그건 내 마음 아닌가?
그런 것까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야하나?
왜 일기까지 확인을 하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일기는 지극히 사적인 내용이다.
중학생이면 사춘기인데 여학생들의 일기를 매일 읽고 코멘트를 남기시고...
이런 마음이었다. 😅
어른이 되고 보니 나도 똑같아졌다.
시간이 아깝다는 게 뭔지 안다.
시간 낭비하는 아이들도 안타깝다.
아이들에게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내가 놀랍니다.
그 당시의 선생님도 이런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난 그 선생님처럼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똑같아졌다.
새벽부터 비가 오는데 빗소리가 듣기 좋다.
바람 소리랑 섞여서 들리는 게 리듬감도 있고... 음악같다. 😄
괜히 감성적인 사람이 되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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